어제 혼자 용감하게 CGV에가서 스피드 레이서를 보고왔다. 혼자 넓은데다가 평일이라 그런지 관객도 몇없는 한적한 극장 가운데 제일 좋은 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보는 거, 상당히 운치있는 일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전에 총평을 내리자면, 상당히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면서 이 영화를 재미없다고 불평할 사람들의 얼굴도 떠올랐다. 간단하게 이 영화가 어땠는지 그리고 어떻게 즐기면 되는지, 초특급 맥 블로그인 이곳에서 쌩뚱맞게 영화 얘기를 잠깐 해보려고한다.
이 영화를 보고 불평불만을 안하려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대 놓고 유치하게 만들어진 영화라는 걸 알고봐야된다. 솔직히 아무런 기대도 사전지식도 없이 영화를 보러간 나로써는 주인공 이름이 "스피드 레이서"라는 사실부터 풋 하고 웃으면서 시작했다. 레이싱 선수 이름이 스피드 레이서라니...게다가 가명도 아니고 원래 이름이다. 이건 대 놓고 유치하겠소 하는 게 아닌가. 이런 분위기는 시종일관 계속된다. 주인공이 고뇌하는 것도 그리고 사건의 진행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적 플롯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건 감독들이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이다. 이건 뭔가 진지할라고 했다가 실패해서 유치해져버린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잘만들어진 B급의 냄새가 폴폴 난다고 느낀것, 그리고 로베르토 로드리게즈의 '플래닛 테러'에서 느껴지던 "일부러 유치하기"의 매력을 마구 느낀것은 나에겐 엄청난 재미로 다가왔다.
물론, 이걸 보면서 뭐야 이거, 애들 영화잖아, 스토리라인이 왜이래? 이렇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많은 것을 바란것이 아닐까? 감독들은 자신들 어린 시절 즐거워하며 봤던 60년대 마하 고고 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우리들 모두 어린시절 메칸더 브이를 보면서 스토리라인의 엉성함을 지적하진 않았으니깐, 재미의 요소는 스토리라인이라던가 복잡한 이야기구조말고도 많은 것들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을거다.
이 영화는 자동차영화이지만, 오히려 히어로 물에 가깝다. 복면을 쓰고 다니는 레이서X 와, 악당들에 맞서는 주인공, 그리고 타고난 능력, 등등등, 스파이더맨, 배트맨, 아이언맨 등의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무리없이 영화를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본인은 아주 영화가 만족 스러웠다. 사실 알록달록한 색채의 화면들과 엄청난 속도로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달리는 차들을 보는 것만으로 즐거웠다.
그나저나 비는 얼마나 중요하게 나올까?
영화를 보기전 사람들이 비가 비중이 없네 어쩌네 이러는 걸 봤는데, 그 사람들은 비가 주인공인줄 알고 영화를 봤나보다. 솔직히 생각보다 비중이 꽤 큰 - 영화 초반에 등장해서 마지막까지 계속 언급되는, 게다가 대사도 꽤 많이 있고, 주인공 2명과 한팀을 이루기까지 - 역할이 바로 비가 맡은 '태조 토고칸'이라는 인물이다. 뭐, 솔직히 그동안 헐리웃 진출한다고 말만 많던 한국배우들에 비하면 이미 비는 너무 많이 앞서있는 것이다. 이점에 대해선 진짜 인정하고싶다.
다만, 비가 일본놈으로 나오니 어쩌니 저쩌니 하는 건 좀 아니지 싶은데... 축구왕 슛돌이를 보면서 슛돌이가 일본사람인지 중국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자나. 후레시맨에서 주인공들이 일본사람이건 아니건 상관없듯이말이다. 국적에 대한 이야기 한번 안나오는 영화에서 비가 일본 사람 처럼 나온다고 열을 올린다면, 넘 삐딱한 거 아닌가 싶다. 토고칸 모터스라고 한글로 나오는 것만 봐도 솔직히 대견스럽다.
앞으로 이런 영화 많이 나오면 좋겠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꼬아놓고 복잡하고 반전이 있어야되고 사실적이어야되고 똥폼만 잡는 영화보다는, 걍 쿨하고 멋지고 재밌고 즐겁고, 신나는 그런 영화들이 재밌는 점도 있으니깐.
그럼 예고편 감상하세용
볼사람 없으시면 저처럼 혼자가서 보세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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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스피드 레이서 (Speed Racer, 2008) 감상 후기
Tracked from 시리니 2008/05/17 21:22 삭제  ※ 한줄평: 영화는 어린 조카들과 함께!   비가 출현하고, 또 (잠깐이지만) 박준형도 출현한 영화.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는 영화. 스피드 레이서를 보고 왔습니다.   뭐... 솔직히 말씀드리면 꽤나 저에게는 맞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중간에 지루하기도 했고, 약간 맥이 빠진다고나 할까요, 유치한 부분들은 뭐 어떻게 할 수도 없어 보이더군요. 그냥 보던 거니까 끝까지 보긴 했는데 (CGV에서 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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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프롬의 생각
Tracked from fromline's me2DAY 2008/08/14 20:57 삭제스피드 레이서에 비가 나왔었구나..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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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별로 보고픈 생각은 안드는 자라. ^^;;
B 세계를 이해하셔야 해요 ㅋ
과거 '달려라 번개호'라는 만화를 영화한 것이니 스토리 라인이 만화같은 같은 것은 당연한 것이겠죠..^^
그래도 만화를 영화로 옮겼고 그에 따른 색다른 재미와 만화의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옛날의 생각을 많이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인듯 합니다.
검색하다 들어왔네요. 방금 보고 왔는데 너무 신나게 보고 왔어요.ㅋㅋ 인크레더블이랑 비슷한 분위기? 비 생각보다 연기도 잘 하고 영어도 잘 하더군요.. 말만 많던 헐리웃 진출을 진짜 해냈다는 부분 공감합니다.
그러고보니 인크레더블이랑 비슷한 느낌이있는것같아요- 저 그것도 무지재밌게봤는데~ㅋ